포교원이 동해 해변을 품은 강릉 해맞이길을 불자들과 걸었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범해스님)은 3월7일 포교·신도단체 100여 명과 함께 ‘강릉 해맞이길’ 순례를 진행했다. 이번 순례는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인도에서 부처님 성지를 걷고 있는 상월결사 인도순례의 원만 회향과 순례 프로그램 확산을 기원하기 위해서다.

강릉 해맞이길 순례는 보현사에서 인월사로 이어지는 제1코스와 등명낙가사에서 정동진역으로 이어지는 제2코스로 구성됐다. 이번 행사에는 제2코스를 걸었다.

입재식은 순례 시작점인 등명낙가사(주지 청우스님)에서 진행됐다. 이날 점심공양과 자리를 마련해준 등명낙가사 주지 청우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의 모든 사찰이 불자들의 것”이라며 참가자들을 환영했다. 이어 인도순례가 진행되는 시기에 작게나마 한국에서 마음을 보탤 기회가 생겨 기쁘다고 했다.

출발에 앞서 포교부장 선업스님은 “순례를 통해 마음의 등불을 켜며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전법의 등불도 함께 켤 수 있도록 다같이 구호를 외치자”고 제안했다. 선업스님의 구호에 맞춰 참가자들은 다함께 제8대 포교원 슬로건인 “전법ON”을 외쳤다. 한 참가자가 실수로 구호를 한 번 더 외치자 선업스님은 “틀리신 분은 구호 108번 다시 외치시고 맨 뒤에 따라오세요”라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경내를 가득 메운 웃음소리와 웅성거림은 순례시작과 동시에 사그라들었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나를 돌아보기 위해 웃음을 거두고 묵언하며 걸었다. 등명낙가사를 지나 아스팔트 길을 30분 정도 걸어 내려오자 강릉 해맞이길 순례의 두 번째 지점인 등명해변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찻길을 건너 등명해변에 들어선 순례단은 왼쪽으로 바다를 끼고 정동진해변까지 곧장 걸었다. 해변 모래에 발이 푹푹 빠지고 걸음은 더뎌졌지만 참가자들은 카메라가 보이면 포즈를 취하는 등 즐거움을 표현했다. 촬영용 드론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약 2시간 동안 3.7km를 걸은 순례는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서로를 위해 손뼉을 쳐주며 즐겁게 행사를 끝맺었다.

포교원 순례 프로그램에 처음 참여했다는 유정현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중앙회장은 “바다를 보면서 걸으니 힐링도 되고 생각 정리도 많이 된다”며 “대불련 법우들과 함께 오면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걸으면서 인도에서 대불련을 대표해 순례하고 있는 조석주 전 대불련 회장이 생각났다”며 “전 회장을 비롯한 모든 인도 순례 참가자 분들이 원만하게 돌아오시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효현 포교사단 강원지역단장은 “짧은 거리를 걸었는데도 발바닥이 따끔거리고 땀이 난다”며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인도에서 고생하는 스님들을 생각하면 우리는 그에 10분의 1도 못미치지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포교사단, 국제포교사회, 전국여성불자회, 불교상담개발원,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한국스카우트불교연맹, 불교레크리에이션협회, 한국교수불자연합회, 대한불교청년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예비역장성불자회, 서울교통공사법우회, 중앙신도회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