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가족과 사회로부터 단절된 채 맞이하는 외로운 죽음, 이른바 고독사 등을 주제로 각 종교계 간 논의의 장이 펼쳐졌습니다.  

'중장년층의 사회적 고립'을 주제로 한 열린포럼이었는데요.. 불교계에선 템플스테이와 명상 등 마음치유 프로그램들이 실증적 극복 사례로 소개됐습니다. 

보도에 박준상 기자입니다.

< 리포터 >

검은 헝겊이 덮힌 의자는 홀로 쓰러져 있지만, 서로 기댄 의자는 쓰러지 않습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중장년의 고독과 외로움을 의자에 빗대, 각자가 의자 위에 무엇을 올리고 싶은가를 질문하는 연극으로 시작된 '열린포럼'. 

올해는 '중장년층의 사회적 고립 실태와 대안'이라는 주제를 놓고 불교와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교 대표자들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윤보영 /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 
"4대 종교단체가 화합하여 보여주시는 모습이 주로 감사와 위로, 사랑 등 긍정적인 힘이 많은 분들에게 값진 의미가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기조발표에 나선 황순찬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일자리'를 핵심 문제로 꼽았습니다. 

2020년 기준, 서울시 고독사 위험 통계를 보면 사망 건수는 978명에 달했고, 사망자 중 95%가 무직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자리가 없으면 설자리가 없고, 살자리가 없으면 끝자리로 향하게 된다며, 규칙적인 일을 제공해 사회관계망 안으로 들어설 수 있게 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종교의 역할에 관해선 '마음의 안식처'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집중했습니다.

<황순찬 /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초빙교수> 
"내가 터벅터벅 갈 수 있는 곳이 그 아무데도 없다고 했을 때는 굉장히 힘들어지는 것이죠. 저는 어쩌면 종교가 그런 곳이 되면 참 좋지 않을까. 누군가가 마음이 허하고 마음 둘 데가 없을 때 터벅터벅 걸어서 갈 수 있는데가 종교기관이었으면 참 좋겠다."

불교계 실증 사례 발표에 나선 불교상담개발원장 선업스님은 지자체와 일자리 업무협약을 맺고 2013년부터 2019년까지 560여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사업을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중장년을 대상으로한 템플스테이를 제공하고, 명상을 통한 마음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우울감을 해소한 긍정적 사례가 주목받았습니다. 

템플스테이라는 쉼자리, 조리자격증 취득을 돕는 밥자리, 또 취업알선을 통한 일자리까지, 생명존중을 위한 불교계의 노력이 제시됐습니다.

<선업스님 / 불교상담개발원장(조계종 포교부장)>
"이런 다양한 자리들을 나눌 수 있는 공간들을 겁나게 많이 제공하도록 하겠습니다. 전국적으로 제공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밥자리도 제공하고 일자리도 제공하고 숨자리도 제공하고. 종교 뭐 별 것 있습니까. 이런 자리 많이 제공하면 종교라는 게 없는 것보다 있는게 좀 낫겠다."

열린포럼은 4대 종단이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해 기획한 '살사 프로젝트'(살자 사랑하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015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5회째를 맞았습니다. 

디지털 문명의 발달이 인간 소외를 가중시키는 현대사회에서 종교가 갖는 위로와 치유의 기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BBS뉴스 박준상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남창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