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수목드라마 16부작 ‘인사이더’가 6월8일 첫 방송에서 스님들이 도박을 하는 모습 등 불교를 노골적으로 폄훼하는 장면을 방영해 불교계의 공분을 샀다. 아무리 창작성이 가미된 드라마라고 하지만 특정 종교인 불교를 의도적으로 깎아내리는 불교폄훼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드라마는 사찰법당에서 불법 거액의 도박판을 벌이는가하면 스님이 주도적으로 도박을 하고 판돈을 딴 뒤 관세음보살을 외치는 장면을 노골적으로 송출했다. 심각한 문제는 이 드라마가 법당 도박장면을 앞부분에 10분 넘게 노출시켜 사찰을 마치 불법도박의 온상으로 비춰지게 했다는 점이다.

첫 방송이 나가자 불교계는 ‘불교를 농락한 처사’로 규정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6월9일 성명을 내고 “불교를 폄훼하고 비하한 JTBC는 즉각 공개 참회할 것”을 촉구하고 ‘인사이더’의 제작사의 공개 참회를 요구했다. 또 불교를 폄훼하고 비하한 인사이드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해당 영상을 즉각 삭제할 것과 해당 영상에 대한 재방송 송출을 중단하고, 포털 등에 업로드 되어 있는 관련 영상을 즉각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불교계 분노는 용광로처럼 들끓어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가 6월10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JTBC 측의 현명한 판단과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또한 표현의 자유에는 반드시 그에 따른 책임을 수반함을 지적했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30개 주요 종단이 소속돼 있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도 6월10일 성명을 내고 “불교인들의 기도와 수행처로 가장 경건한 장소인 법당을 대규모 도박장으로 연출해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불교라는 종교의 가치를 심각히 훼손하여 수많은 불교인들께 큰 상처를 안긴 이번 방송 건은 또 다른 법난이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전국비구니회와 중앙신도회, 중앙승가대 총동문회, 포교사단, 국제포교사회, 불교상담개발원 등 불교계 단체들도 잇따라 입장을 발표하며 강력 항의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JTBC 측은 6월13일 JTBC 대표와 제작사 대표 등의 종단 사과방문과 함께 14일 발송한 공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하며 문제가 된 해당 영상 삭제와 재방송 및 VOD 다시보기 서비스 중단 등을 약속했다. 또한 6월15일 드라마 상영에 앞서 사과문도 송출했다.

불교계는 이번 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단순 해프닝으로 지켜 봐선 안될 것이다. 방송과 그 방송에 따른 SNS의 파급력이 막강한 만큼 쉽사리 상처가 아물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시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방송 PD나 작가 초청 템플스테이나 연수 실시 등을 통해 미연에 방지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불어 불교계도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사찰에서의 무분별한 영상촬영에 대한 지침을 만들어야 하겠다. 사찰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얄팍한 생각으로 촬영장소를 제공했다가 이번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종단이나 교구본사 차원에서 사찰에 영상촬영 협조가 있을 시에는 반드시 꼼꼼하게 점검해 어이없는 피해를 입지 말아야 하겠다.

[불교신문 3721호/2022년6월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