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가족을 비롯해 주변인의 자살로 상실을 경험했거나 삶의 아픔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법석이 마련됐다.

불교상담개발원(원장 선업스님, 조계종 포교부장)은 서울시자살예방센터와 함께 ‘2022년 서울시 살(자)사(랑하자) 프로젝트’ 사업으로 7월5일 성북구 수월암에서 ‘스스로 떠난 이를 위한 위로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에는 13년 전 성폭력 피해 단역배우 자매 자살 사건 후 남겨진 어머니를 비롯해 주변인 자살로 상실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했다.

이날 법회는 가야금 연주자 김민정 씨의 연주로 시작했다. 이어 헌화의식과 수월암 주지 혜범스님 집전으로 스스로 떠난 이를 위한 애도와 생존자의 삶을 위로하는 천도의식이 진행됐다. 이어 안타까운 사건으로 창졸지간 두 딸을 잃고 남편까지 먼저 보낸 유족이 먼저 간 가족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안타까운 사연으로 딸 둘을 떠나보내고 13년 째 한을 풀지 못한 어머니가 목이 메여 딸들 이름을 부르며 보고 싶다고 부르짖으며 울음을 삼키자 참석 대중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스로 떠난 이들을 위로하는 법석을 마련한 혜범스님은 부처님께서 남편에 이어 아들까지 잃고 절망한 고따미라는 여인에게 죽은 자가 없는 집에서 겨자씨를 얻어오라고 했던 가르침을 전하며 유족들을 보듬었다. 스님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며, 비록 스스로 떠났다 할지라도 그들을 잘 보내주고, 남아서 괴로워할 게 아니라 평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지지했다. 스님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 가족과 지인을 둔 유족들이 오랜 시간 고통 받았을 것을 생각하면 항상 안타깝다”며 “사회적인 문제로 딸을 잃은 유족이 13년 째 마음을 달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우리 문제라는 생각도 들고 위로해주고 싶다”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영가님을 위한 기원문’을 낭송하며 “불보살님께 사후세계의 좁고 무서운 여행길에서 우리를 지켜주고, 완전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게 해달라”고 발원했다.

한편 불교상담개발원은 2015년부터 서울시와 함께 이른바 ‘살사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살유가족, 자살시도자, 우울증을 겪는 이들을 위한 위로와 천도의식을 봉행하는 것 외에도 템플스테이를 통해 치유의 시간을 제공해 왔다. 오는 8월20일에도 서울 금선사에서 자살유가족과 자살 고위험군을 위한 템플스테이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