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상담사단체협의회(회장 김창대)는 7월 15일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전문상담서비스 법안 통과를 위한 공동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 주최로 진행됐으며, 명상상담·영성상담·목회상담 등 종교상담의 법제화와 상담사의 처우 개선을 포함한 ‘온 국민 마음 건강을 위한 전문상담 서비스 법률안’ 입법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개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해당 법안은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의 자격 문제와 상담 서비스 질 저하로 인한 국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심리상담사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비해 자격 검증이 되지 않은 비전문가가 상담을 제공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포함한 다양한 위험에 국민이 노출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법안은 마음 건강 관리와 예방 기능에 초점을 맞춰 전문심리상담사의 자격 기준과 전문상담서비스의 범위를 법적으로 규정하고, 국가가 상담사 자격·교육·수련 체계를 책임지고 관리함으로써 검증되지 않은 민간 자격 난립을 해소하고 과도한 비용 부담을 완화해 국민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종교상담 분야도 법제화되어 공공성을 인정받고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법안은 지난해 11월 14일 상정됐으나 심의가 다음 회기로 넘어간 상태다. 앞서 지난 7월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도 종교지도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해당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날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 의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포교부장 남전 스님이 대독한 축사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는 물질적 풍요의 이면에 깊은 정서적 위기와 심리적 불안을 안고 있으며, 이는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중대한 과제”라며 “불교의 선(禪)과 명상상담, 가톨릭의 영성상담, 개신교의 목회상담, 원불교의 마음공부 등은 각 종단의 전통 속에서 체계화되어 국민의 내면을 어루만지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 온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이러한 전통과 자산을 제도적 틀 안에서 체계화하고, 보다 전문적인 상담 서비스로 확장해야 할 때”라며 “오늘 논의되는 법률안은 이러한 시대적 요청과 종교상담의 고유성과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해 국민의 마음 건강을 증진하는 중대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은 이인성 교화훈련부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모든 국민은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상담 서비스를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그중 종교에 기반한 상담은 이러한 다양성을 충족시키는 중요한 축”이라며 “이번에 발의된 법안은 종교계의 상담 기능을 포괄함으로써 국민의 마음 건강 증진에 더욱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신부는 한국가톨릭상담심리학회장 김민석 신부가 대독한 축사에서 “2023년부터 전문상담사 법제화를 위해 노력해 왔으나, 2년이 지난 지금도 전문상담사 법제화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며 “모두를 위한 선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공공성과 포괄성이 조화를 이루는 전문상담사법이 하루빨리 제정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감리교신학대 기독교심리상담학 교수이자 사단법인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 이사장 김기철 목사는 한국목회상담회장 정푸름 회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정서적·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가장 접근성이 높고 효율적인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상담사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유럽이나 캐나다, 미국 등은 이미 국가 차원에서 목회상담을 비롯한 종교상담을 전문상담 영역에 포함해 국민의 마음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법안을 발의한 이개호 의원은 환영사에서 “상담서비스의 공공성 확보와 질 제고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오늘 법안 통과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 만큼 여러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여기서 제시될 소중한 의견들을 법안 심의 과정에 충실히 반영해 전문상담서비스가 국민의 기본권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병도·소병훈·장종태·전진숙·김상욱 민주당 의원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도 축사를 통해 법안의 필요성을 밝혔다.

이어 전문상담사단체협의회 이사이자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 이사인 이필원 동국대 와이즈캠퍼스 불교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은 2부 토론회에서는 노성덕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본부장이 ‘상담을 직업으로서 제도화하기 위한 과제’, 유현실 단국대 상담학과 교수가 ‘전문상담서비스법안에 대한 기대와 전망’, 정문주 원광대 의료상담학과 교수가 ‘국내 상담 자격체계 구조와 상담센터 실태 분석’을 주제로 발표하며 현행 제도의 문제점과 법안의 필요성, 그리고 유사 법안의 한계를 짚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는 손은령 전문상담사단체협의회 부회장을 좌장으로 양종국 한경국립대 교수, 이영애 숙명여대 심리치료대학원 교수, 이채아 다솜힐링심리상담센터장, 이시원 의료사회복지사, 법무법인 신우 문찬두 변호사가 참여해 실무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박건태 기자 sky@beopbo.com